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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인도 뭄바이-1] 최악의 도시 뭄바이 도착과 위험한 하룻밤

3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다른 일을 준비하기전에 내 인생에서 돈있고 시간있는 기간이 언제있을까 싶어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사실 1년 동안 다니고 싶었지만, 막상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고, 일을 준비하기 위해 짧은 여행으로 마무리했었다. 예전부터 왠지모르게 가고 싶었던 인도를 시작으로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2010년도에 다녀왔는데 벌써 7년전 이야기가 되었다. 내가 뉴델리에서 귀국할 때 빠하르간지가 한창 공사중이었는데.. 당연히 지금은 다른 모습이겠지. 이렇게 뒤늦게 여행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첫번째, 갈수록 기억이 희미해지는 여행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어서. 두번째, 아이가 태어나니 이 아이가 컸을 때 내가 다녔던, 아내와 함께 여행했던 그 장소에 아이가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은 다르지만 내가 갔었던 공간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이 아이가 커서 본다면 하나의 큰 선물이 아닐까 싶었다. 그때는 이런 블로그를 할 생각은 없고 그냥 여행 자체를 느끼고 싶어 사실 정보에 대한 사진을 남긴게 없지만, 기억의 저편에 남아있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여행을 통해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고, 지금의 생각과 삶에 대한 방향을 갖게 해주었다.

내 아이에게 큰 선물이 되기를 바라며...

 

2010년 3월 14일 3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하는 날이었다. 그 당시의 인사팀의 대리가 이제 뭐할꺼냐고 묻자 나는 여행 다닐겁니다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아내인 그 당시의 여자친구가 내 인생에서 돈있고 시간있을 때에는 지금 이순간 밖에 없을거라는 말에 나는 바로 긴 여행을 준비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과 3년동안 타지에서 회사생활을 하며 떨어져있었던 여자친구를 1년간 다시 혼자둘 수 없었기에 가장 가고 싶은 나라인 인도를 우선 가보기로 했다. 왜 인도를 가고 싶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냥 평범하지 않은 여행을 해보고자 싶었지 않았나 싶다. 인도를 여행하기 위해선 비자가 필요했고, 인도의 북부인 네팔도 다녀올 계획이 있었기에 복수비자를 발급받았다. 남인도를 한바퀴 돌 계획에 뭄바이 in, 뉴델리 out으로 비행기 티켓팅을 우선하였다. 그러면 무슨일 있더라도 무조건 여행을 갈테니깐...

 

 

여행을 떠날 때에는 무계획에 대략적으로 남인도를 돌자 라고만 생각하고 떠났기에 정확한 루트는 없지만 다녀온 도시를 그려보니 약 7,000km로 제법 먼 거리를 여행한 듯 했다. 첫 도시는 남인도를 돌 계획에 뭄바이였는데...왜.. 난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그냥 뭄바이를 선택했는지 조금은 후회가 됐다. 홍콩에서 경유를 하고 뭄바이를 도착했을 때에는 새벽 2시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가이드 북에서도 새벽에 인도에 도착하면 위험하니 그냥 공항에서 하룻밤 지내는 편이 좋다라고 되어 있었는데 그걸 봤음에도 불구하고 왜그랬는지 난 밖으로 나가 가이드 북에 적힌 가장 싼 게스트하우스 주소를 들이 밀고 택시를 흥정하고 있었다. 사실 택시기사도 잘 몰랐기에 당연하겠지만 엉뚱한 곳에 나를 떨어뜨렸고 내린 후 주위를 둘러보니 노숙자들이 군데군데 내무반처럼 종이와 천을 깔고 자고 있었고, 사실 분위기가 그리 밝은건 아니었다. 다행히도 가이드북에 나온 지도에서 적힌 도로명을 찾을 수 있었고, 가고자 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몇 블럭 떨어지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래서 그냥 방향만 보고 지나가는 로컬버스를 탔고, 계속 지도와 블럭을 헤아리면서 비슷한 장소에 하차하였는데 그때 같이 내린 한 남자가 있었다. 내린 곳에도 역시나 그리 분위기가 밝지 않았는데 외국인이 새벽에 혼자 있어서 그런지 노숙자들이 하나둘 모여서 나를 쳐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리고 있자 나와 같이 버스에서 내린 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어디를 찾느냐고 물어보았다. 게스트하우스 위치를 알려주자 그 남자는 가는 길이라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고, 주변 분위기가 무서워 나는 아무 의심없이 그 남자를 따라 나섰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위험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행히도 그 남자는 정말 친절한 사람이었고, 이 시간에 외국인이 혼자 그렇게 있으면 위험하는 말을 하며 친절하게도 나를 게스트하우스 입구까지 안내해주었다. 그 남자 덕분에 다행히 인도에서 첫 숙박을 보낼 수 있었고, 인도여행을 무사히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찾은 게스트 하우스는 꼴라바에서 가장 저렴하고, 방음이 전혀 안되는 India Guest House였다. 어차피 몇 시간 잠자지 않고, 너무나도 샤워를 하고 싶었기에 제일 싼 숙소를 찾았기에 전혀 문제될 것은 없었다. 그때 너무 정신이 없었기에 찍은 사진은 없고 구글링을 해보니 사진이 몇 개 찾아 올려본다.

 

 

India Guest House는 타지마할 호텔, Gate of India에 근처에 있었고, 사실 소문대로 시설은 정말 안좋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뭄바이가 원래!! 숙소가 최악인 도시인데 수도인 델리보다 3배정도 비싸다고 소문난 도시였다.

 

(게스트하우스 복도) 그래도 지친몸을 이끌고 샤워를 한 뒤에 벌레들이 보이고 거무퇴퇴한 침대에 가져간 판쵸우의를 깔고 누웠다. 그리고 처음으로 든 생각은... 사실 공항에 내리면서 공항을 나서면서 든 생각이기도 한데 내가 여기 왜왔지??? ㅎㅎ 여행을 다녀보면서 만난 사람들 물어보니 대부분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잘 버틸 수 있을 까 걱정하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