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같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뭄바이에서 마지막날이 됐다. 사기당해서 예약한 버스티켓은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5-6시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고아까지는 버스로는 18~20시간정도 걸리기 때문에 보통 저녁에 출발한다. 여튼 저녁까지 시간이 있어서 뭄바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CST 역 근처의 숙소를 나와 무거운 배낭을 매고 택시를 잡아타고 마린드라이브로 향했다. 지금에서야 택시를 절대로 잡아타진 않지만 나도 왜 택시를 탔는지 모르겠다. 오토릭샤도 아닌 택시를 ㅎㅎ 그때 참 심적으로 힘들었나보다. 여튼 택시를 잡아타고 향한 마린드라이브는 영국 식민지 시절에 여왕의 목걸이라고도 불렸다고 하는 서쪽에 자리한 해변도로이다.
북쪽으로 조금더 올라가서 초우파티 해변에 도착했다. 가면서.. 역시나.. 경험이 없어서 인도택시 기사분이 반나절 자기가 투어를 시켜준다고 몇 백루피인지는 기억나질 않지만 해준다고 해서.. 정말 귀찮기도 했고. 무거운 배낭을 매고 다니기도 힘들어서 그냥 오케이!! 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택시투어를 했다. 초우파티 해변은 뭐 조용하긴 했지만 인도의 특유의 더러움이 있어서 그렇게 와~ 아름답다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학교다닌곳은 부산이고, 바다를 늘 보면서 살았기에.. 흠 그냥 바다네 그렇네 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여행글을 쓰기위해 다시본 위의 사진은 나의 기억속에 나쁜 것만 남아있는 뭄바이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뀌게 해주었다. 그때는 더럽고 별로라고 생각한 바다가 지금 다시 보니 뭔가 인도답다고 해야하나?? 뭄바이가 빈부격차가 많은 도시중에 하나라 건물과 이질감이 들긴 하지만 조금은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기 흰옷 아저씨가 택시기사분이다 ㅎㅎ 뭐 돈을 많이 쓰긴 했지만, 지금 지나면 이또한 추억이 아닐까? 그냥 그저 그런 느낌이 강하여 한 30분정도 구경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중간에 절이랑 공원을 다녀갔는데 사실 택시를 그냥타고 다녀서 어디인지 찾을 수가 없다. 다른 지역은 직접 지도를 들고 버스를 타고 다녔기에 대략적인 위치가 기억나지만 택시를 타고 다녔기에 진짜!! 위치정보를 하나도 모른다. 여튼 다음으로 향한 곳은 하지알리의 무덤인데 성지 순례를 마치고 머리를 메카 쪽으로 두고 사망한 이슬람교의 성자로 500m에 달하는 둑길 끝에 있어 멀리서보면 섬처럼 보이기도 한다. 요금은 무료이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도비가트였다. 무한도전의 극한알바에서 유재석과 황광희가 빨래를 했던 빨래터 빈부격차를 직접적으로 볼수 있는데, 세계 최대 규모의 빨래터란다. 더러움을 극도로 싫어하는 힌두교를 대변하듯 도비라는 별도의 카스트를 두어 빨래업무를 전담으로 맡겼다는데.. 카스트에서도 하류층에 속한다. 그런데 이해가지 않는건.. 더러운거 싫어한다는 사람들이 쓰레기는 얼마나 버리는지 입장료를 받는데 나는 내려가진 않았다. 그냥 그 분들의 일상 모습을 내가 구경삼아 내려간다는 느낌이 조금은 조심스러웠다. 도비왈라들도 눈에 띄게 자신을 사진찍으면 화내는 사람도 많다고 들어서 더더욱 그랬다.
특히나 발리우드로 유명한 뭄바이에서 고층건물도 많은 뭄바이에서 그 앞에 최하류층인 도비왈라들이 일하는 도비가트라니. 조금은 구경하러 갔지만 맘은 편하지 않았다. 특히, 뭄바이를 돌아다닐때 만났던 한 노인이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먹을 것을 찾고 있는걸 보고난 뒤라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계급과 이러한 가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교육이란 것의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도비가트를 마지막으로 다시나는 여행자버스를 타는 곳으로 돌아왔다. 뭄바이에서 공영 버스 스탠드는 뭄바이 CST역 맞은편 센트롤 버스 스탠드가 있는데 여행자버스의 경우는 꼴라바 지역인 메트로 시네마 근처에서 출발한다. 택시를 타고 가서 그 위치가 메트로 시네마 근처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자 버스가 출발하는 장소라고 찾아보고 지도를 보니 맞는 것 같다.
이제 거기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며, 근처의 시장을 구경하고,, 공원에 앉아서 아이들이 크리켓을 하며 노는 것을 구경하고 그냥 그 순간의 자유로움과 시간의 여유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 그전까지는 관광지를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그때 몇시간 동안 공원에 앉아 사람들 구경을 하고 나니 그냥 멍하니 앉아있는 것 또한 좋음을 알았던 것 같다. 이제 뭄바이를 떠나고 고아로 향하면서 또다른 설레임이 나를 찾아왔고, 버스를 타고 바뀌는 풍경을 친구 삼아 많은 생각을 했었던 같다. 인도사람들의 특유의 휴대폰으로 음악틀어놓고 그 음악도 들으면서 인도는 이동시간이 길어서 참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좋은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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